덩치블로그


벚꽃활짝핀 그해 봄날






오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길 같아요. 봄내음이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음악도 적막하게 깔리고 있고 , 검은 양복을 입고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혼자가 아닌 김재덕씨와 동행을 하고 있네요. 오늘은 삼총사가 아닌 두명만 어디로 가고 있죠. 고변호사는 오늘 조금 바쁜가 봅니다. 가는길은 웃음보다는 눈시울이 글썽글썽 한것 같아요. 마치 눈물이 금방이라도 나올것 같이 말이죠.



오랜만에 아버지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요? 사실 돌아가시고 나면 처음에는 많이들 찾아뵙고 하시던데 시간이 지나다보면 명절에만 듬성듬성 가는 경우가 있어요. 벌초를 하러갈때 한번씩 보곤하죠. 토니안 같은 경우도 워낙에 바쁘게 활동중이라서 찾아뵙기가 쉽지는 않았을겁니다. 벌써 7~8년 된것 같습니다. 2011년도 겨울에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말이죠. 



어렸을때는 부족함없이 자랐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민을 가더라도 한국에서 처럼 풍족하게 살게 될줄 알았는데 이민가서 집을 딱 구했는데 되게 조그마한 원룸수준 이였습니다. 그해에 부모님 사업이 좀 잘못되어서 약 500만원만 들고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야말로 정말 맨몸으로 간겁니다. 아무 정보도 없고 , 영어도 모르고 빈손으로 시작할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셰프로 취직이 된줄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밤 8시쯤 마치고 돌아오면 매일 술을 드셨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토니안은 싫었던겁니다. 매일 술을 드시며 힘들어하셨다고 해요. 셰프인줄 알았던 아버지가 매일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신겁니다. 완전 주방에서 설거지만 8시간씩 하신겁니다. 자식들을 키울려고 말이죠. 생계는 이어나가야 되니까요.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그냥 일만 한겁니다. 하루종일 아무 생각도 없이 말이죠. 오로지 자식들을 위해서...



혼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한국에라도 있으면 친구분이라도 만나서 한잔 기울이면 되는데 말이죠. 낯선 도시 , 낯선 언어 , 낯선 공간에서 외로움을 참을려고 했던건 술이 였을겁니다. 아들이 물었습니다. 무슨일 있냐고? 그랬더니 한마디를 던집니다. "미안하다" 한마디만 했다고 해요.



아들이 그래서 시작한건 공부였습니다. 중학교 1,2 학년때 올A 를 받아서 전교 1등을 했다고 합니다. 나름 뇌섹남입니다. 할수있는게 공부밖에는 없었습니다. 힘들어하는 아버지께 성적표를 건냈을때 아버지는 정말로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토니안씨는 마냥밝고 아주 부유하게 행복하게 자란 사람인줄 알았지만 그 뒤에는  의외의 면도 있었습니다. 늘 밝은 모습에 가려진 그늘이랄까요?



가수가 되는걸 반대하셨다고 합니다. 그당시에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을수도 있어요. 지금 SM 이지만 그당시에는 SM이 큰 회사가 아니였나봐요. 갔다올줄만 알았던 아들이 몇년간 오지를 않았어요. 데뷔를 해서 말도 안되게 큰사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3개월 연습하고 데뷔를 했으니 대단하기는 대단합니다. 6~7년 연습생 시절을 보낸사람도 많은데 말이죠. 그당시에는 조금 급했나봐요. 아버지는 3년이 지나서 H.O.T 공연때 한번 오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군입대로 다시 멀리 떨어져 지낼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휴가나왔을때 한국오신다고 해서 뵀는데...살이 너무 빠진겁니다. 못알아볼정도로 말이죠.



그땐 몰랐네요~ 정말몰랐네요~ 그리움만 쌓이네요.


부모는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말을 못합니다. 본인병보다 군대에 있는 토니안이 더 걱정이 되었던 겁니다. 그당시 군대에 있을터라 뭘할수가 없었습니다. 


늘 괜찮다. 괜찮다. 그러셨으니...



그래도 마지막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을 한번 보고픈 마음에 한국으로 왔을겁니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고싶어서 말이죠. 대단하신겁니다. 지금의 나이면 감당을 하겠지만 , 그때는 어렸을터이라 너무 힘들었을겁니다.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그래도 하늘에서 아들을 잘지켜봤기에 지금 여기까지 왔을겁니다. 앞으로 더 승승장구해서 나중에는 아내분이랑 같이 손잡고 오면 될것 같아요. 아버지 좋아하시게 말이죠. 어머니도 같이 갔었으면 좋을뻔 했어요. 이제는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면 됩니다.





"아버지 그때 혼자 그렇게 술을 드셨는데 제가 그렇게 살아요."  정말 이한마디가 시청자들을 울린듯 합니다. 휴~ 저도 눈물이 고이네요. 이말의 참뜻을 알것 같네요. (눈물 뚝뚝) , (울먹울먹)